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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의 신비, 현대과학은 말한다.

출처 카페 > 생명수와 파동요법 | 진산
원문 http://cafe.naver.com/k0404jhj/1000

침의 신비, 현대과학은 말한다 <상>국내연구 현주소

'경락'과 '기'의 실체 밝히기 활발한 움직임 / 경락은 침구이론의 기초

한의학은 약물치료(탕약)와 침구치료 등 두 개의 큰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침구치료는 경락학설에 근거한 고전적 방법과 서양의학 관점의 현대과학적 방법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인체의 생명력은 양으로 대표되는 기(氣)와 음으로 대표되는 혈(血)로 설명되며 기혈이 지나가는 통로가 경락이라는 것이 경락학설의 원리다. 이 경락학설은 침구이론의 가장 기본이 되고 있다.
경락이란 인체 내의 육장육부와 신체표면과의 연결관계를 말하는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육장육부의 생리반응이 이 경락이라는 줄기를 따라 몸 표면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체의 도로망을 경락에 비유할 수 있는데 어느 한 곳이 막히면 정체현상을 빚으면서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경락학설이 명쾌하게 설명만 된다면 이론적으로 지금처럼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 혈관을 통해 전신에 약물을 퍼뜨리지 않고, 적당한 혈에 소량만 주입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동의대 한방병원 침구학과 안창범 교수는 "경락학설은 침술마취 수준까지 응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침 치료를 한 후 MRI나 유전자 게놈으로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군 기자]

흔히 침술 하면 발목을 삐었을 때 한 방 놓아주는 민간요법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침을 맞으면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기에 병이 낫고 아픈 곳이 없어지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비한 침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경락'과 '기'의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기'가 흐르는 경락이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핵심 요소라고 보고 있다. '침술은 과학이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 맥 끊긴 초기 침술이론 '봉한학설'

지난 1960년대 초반 북한 평양의대 김봉한 교수가 제3의 순환계를 주장하며 '봉한학설'을 제기했다. 봉한학설에 따르면 침 놓는 자리에 '봉한소체(경혈)'라는 작은 알갱이 같은 조직이 있고, 경혈을 이어주는 선인 '봉한관(경락)'이란 조직이 있어 액체가 흐른다.
봉한관은 몸의 전체에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데, 혈관이나 림프와는 전혀 다른 제3의 순환계를 형성한다. 봉한관을 통해 흐르는 액체에는 '산알'(살아있는 생명의 알이란 뜻)이 흐르며 이것이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세포치료 기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봉한학설이 맞다면 한의학을 과학화하고 서양의학과 통합하는 새로운 의학이 탄생할 수 있는 획기적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1960년대 자신의 학설을 담은 5개의 논문을 잇달아 발표하며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40여년이 지난 최근까지 다른 연구팀이 이 결과를 재현하지 못했다. 봉한관을 관찰하는 방법과 기술이 공개되지 않고 비밀로 묻혔기 때문이다.

# 기와 경락의 실체 규명했다?

최근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의 소광섭 교수팀이 그동안 잊혀졌던 봉한학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작업을 시도해 상당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소 교수는 특수 형광염색법을 개발해 토끼와 쥐의 큰 혈관 속에서 거미줄처럼 가늘고 투명한 봉한관을 찾아냈고, 장기 표면에서 채취한 봉한관 속을 흐르는 액체의 속력을 측정했다. 현재는 피부의 경혈로부터 몸속의 장기로 액체가 흐르는 순환경로를 추적 연구 중이다.
소 교수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는 봉한관을 흐르는 DNA의 생명 에너지"라고 주장하며 "경락과 경혈은 인체 내에 실재하는 미세한 관"이라며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기와 경락을 설명했다.
피부의 혈과 장기를 잇는 통로가 있다면 효율적이고 부작용 없는 약물 전달경로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암과 성인병 등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봉한학설의 제3 순환계 가설은 국제 의료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 임상분야의 침술 연구들

'경락'과 '기'를 완벽하게 설명해 주는 과학적인 연구이론이 탄생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경락이나 기의 실체를 밝히는 연구보다 침을 질병 치료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임상연구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경락'이든 '신경'이든 침으로 어떻게 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입장이다.
경희대 임사비나 교수는 침술을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에 상당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 임 교수는 파킨슨병 연구를 위해 도파민을 생산하는 뇌세포를 죽이는 MPTP라는 화학물질을 쥐에게 주사했다.
MPTP 주사를 맞은 쥐들 중에서 한 집단은 무릎 뒤쪽과 발등 부위에 침을 맞았고, 다른 집단은 침 효과가 없는 엉덩이 부위 두 곳에 맞았고, 또 다른 집단은 전혀 침을 맞지 않았다.
그 결과 침 치료를 제대로 받은 집단에서는 도파민의 수준이 훨씬 느리게 낮아졌고 도파민 잔류량이 거의 80%에 달했다. 침 치료가 염증을 예방함으로써 도파민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것으로 추정됐다. 임 교수는 연구결과를 정리하면서 "한국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침술로 치료하고 있기는 하지만 침 치료가 이 병을 '치료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임상에서 주류 침구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암음양오행침법을 시행하고 있는 동의대 한방병원 안창범 교수는 전기침의 진통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안 교수는 여러 종류(2Hz, 15Hz, 120Hz)의 전기침을 삼음교 부위와 족삼리 부위에 치료한 다음 저주파기를 연결하는 시술을 한 결과 2Hz가 염증성 부종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라는 것을 지난 2006년 밝혀냈다.
안 교수는 지난해에는 유럽 의사들의 침구학술단체인 'ICMART 2007 학술대회'에서 음양오행론에 근거해 사암오행침 방법을 응용하여 질병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ilbo.com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8/0201/070020080201.10221116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