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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 사랑방/살 맛 나는 이야기

신 전원일기- 인간 비니루/최송희

이제 밭에 작물들을 심어야할 때입니다.

그 전에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데 작년에 덮어 두었던 검은 비닐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다 제거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풀이 정신없이 나는 걸 막으려고 두둑마다 덮어놓은 비닐이 봄이 와서 땅이 녹으니 떼어내기 좋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꽤 많아서 제거하는데 며칠이 걸립니다.

 

 

밭에는 비닐 말고도 옥수수대니 마른 잡초 따위가 널려있지만 자연이 만든 이런 쓰레기는 그냥 두어도 흙과 섞여서 비료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이 만든 비닐만 문제가 되는 거지요.

비닐의 역할은 오직 풀이 나는걸 막는 겁니다.

그 역할만 끝나면 버려지는 거지요.

 

 

우리 주위에도 인간 비닐들이 있습니다.

우리 속에 잡초 같은 불신앙과 세상가치관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눌러주는 역할을 하는 시커먼 비닐들이 있습니다.

 

남편이나 자녀, 부모나 상사 중에 이런 비닐들이 있는데 이들로 인해 우리는 제대로 성장해서 열매까지 맺는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수고하는 비닐이라는걸 전혀 모릅니다.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어 괴롭히거나 욕을 하기도 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며 배신을 때리기도 하는데 때로 내 인생을 갈갈이 찢어놓는 웬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없다면 우리 속에 있는 잡초들이 멋대로 자라나서 우리는 자라지도 못하고 열매도 못맺는 쓸모없는 인생이 되고 말겁니다.

 

 

지긋지긋해서 떼어내 버리고 싶은 맘이 들어도 주님은 추수때까지 절대 이 비닐들을 벗겨내지 않으십니다.

열매를 다 거두고 나면 그때는 비닐들이 쓸데없어지는 거지요.

수고만 하다가 버려지는 인생이라면 인간 비닐들이 불쌍하지 않습니까.

 

 

알콜중독으로 가족들을 괴롭히다가 끝내는 친딸을 성폭행해서 정신분열증으로 만든 어느 아버지는 마땅히 버려지고 심판 받아야할 인생이지요.

그런데 그 딸이 우리 교회에 와서 말씀을 듣고 그 아버지를 용서했습니다.

그래서 일생을 인간비닐로만 살았던 아버지는 딸의 용서 때문에 임종 전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받은 후 돌아가셨습니다.

 

 

방금 도박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을 둔 지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집안을 다 말아먹고도 교회에 가지않겠다고 하는 사위의 꼴을 보다못해 어머니가 이제 집을 나가고 이혼하라 하셔서 집안이 난리가 난 상태라 저는 지금 오픈 하우스로 빨리 그 남편을 데리고오라 했습니다.

그 인간 비닐을 목장에 끌어다놓고 온 목원이 애통으로 권면하고 기도해야지요.

 

 

우리는 집안에 있는 인간 비닐들 때문에 죽도록 힘들면서도 그들을 위해 눈물 뿌려 기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직 나를 위해 수고만 한 그들이 죽기 전에 구원받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