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으로 가는 밤길에 남편이 운전하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갑자기 눈앞에 고라니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찻길에 혼자 새끼고라니가 서성대고 있다가 차가 오니 피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합니다.
시골길에는 그래서 가끔씩 길에 나와서 차에 치어죽은 짐승들이 있습니다.
산에만 있으면 될 것을 큰길에 내려와서 사고를 당하는 겁니다.
그렇게 고라니를 본 후 며칠 있다가 길에 고라니 새끼가 차에 치어 죽은 시체가 있어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때 본 그 새끼가 아닐까 싶었는데 차에 심하게 치었는지 길에는 온통 피가 흥건하고 몸도 많이 상해있었습니다.
어미를 떠나 위험한 세상에 내려오면 그렇게 변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우리의 자녀들도 집을 나가서 위험한 세상길에서 서성대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자녀들 때문에 마음 졸이며 기도하는 엄마들의 속은 새까맣게 탑니다.
우리도 하나님 품을 떠나 세상길에서 참 많이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럼에도 무서운 차가 우리를 향해 돌진해올 때 치어 죽지 않도록 주님이 우리를 붙들어주셔서 상처만 조금 입고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겁니다.
돈에 치이고 사랑에 치이고 술에 치이고 병에 치이고 폭력에 치이고 중독에 치여서 상처 입은 사람들이 우리들 병원에 모입니다.
더러는 완치됐고 더러는 아직 치료중이며 더러는 빨리 안 낫는다고 의사인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오기만 하면 치료가 되는데 피를 흘리면서도 안 오려는 사람들이 참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얼굴도 모르는 어떤 자매에게 전화를 하니 지금 법원에 가는 중인데 5분 후에 도착하면 남편과 만나 이혼도장 찍으러 간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전화통 붙잡고 절대 가지 말라고 사정한 후 기다렸더니 목장에 왔습니다.
그래서 이혼이 유예되고 있고 마음이 점점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생까지 교회에 데려왔습니다.
최고의 약인 구약과 신약으로 치료하시는 주님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세상에는 좋은 교회가 많지만 우리 교회는 응급실, 중환자실 역할을 하는 교회입니다.
가정이 무너졌고 마음이 병들었고 온갖 상처와 중독으로 상한 인생들이 치료받으러 오는 곳입니다. 그러면 지체들이 주님께 받은 말씀의 약으로 발라주면서 치료를 돕는 곳입니다.
오늘도 시골의 밤길을 조심조심 갑니다.
어디서 고라니라도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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