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 전원일기- 길에서 헤매다가/최송희 며칠 전 집으로 가는 밤길에 남편이 운전하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갑자기 눈앞에 고라니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찻길에 혼자 새끼고라니가 서성대고 있다가 차가 오니 피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합니다. 시골길에는 그래서 가끔씩 길에 나와서 차에 치어죽은 짐승들이 있습니다. 산에만 있으면 될 것을 큰길에 내려와서 사고를 당하는 겁니다. 그렇게 고라니를 본 후 며칠 있다가 길에 고라니 새끼가 차에 치어 죽은 시체가 있어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때 본 그 새끼가 아닐까 싶었는데 차에 심하게 치었는지 길에는 온통 피가 흥건하고 몸도 많이 상해있었습니다. 어미를 떠나 위험한 세상에 내려오면 그렇게 변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우리의 자녀들도 집을 나가서 위험한 세상길에서 서성대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 더보기
신 전원일기- 싹트지 않는 사람/최송희 똑같은 밭에 똑같은 씨를 심었는데도 싹이 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감자 밭에도 감자를 쪼개서 심은 구멍에 싹이 나지 않은 곳들이 있고 콩을 한 구멍에 서너 개 씩 심었는데도 싹이 안난 구멍이 적지 않습니다. 콩을 한개만 심었다면 콩이 썩었나 하겠지만 여러 개 씩 심었으니 그럴 리가 없는데도 싹이 나지 않으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런 곳에는 다시 옥수수 씨앗을 심었습니다. 교회를 데리고 오고 목장을 데리고 와도 싹이 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예수 씨를 심어도 말씀이 안 들리고 세상일에만 마음이 가있으니 예배도 잘 안나오고 목장에도 거의 안나오니 싹이 도통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계속 전화하고 기다리다가 결국 떠나가 버리면 마음이 씁쓸합니다. 콩은 옥수수로 바꿔 심으면 되지만 구원받.. 더보기
신 전원일기- 짝퉁 가려내기/최송희 깻잎 모종을 심는 일도 마치니 이제 심는 일은 다 끝났습니다. 들깨 씨를 뿌린 후 올라온 모종을 어느 정도 키우다가 심을만하게 자라면 간격을 띄워 심는 일을 하는데 모종 사이에 자라난 풀이 어찌나 비슷한지 구분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뽑아보아야 아는데 뿌리 끝이 빨간 색이면 그게 짝퉁 깻잎입니다. 재미있는 것이 고추밭에는 고추잎과 비슷한 풀이 나고 콩밭에는 콩처럼 생긴 풀이, 또 감자밭에는 감자 잎과 닮은 풀이 납니다. 모든 작물마다 비슷하게 생긴 잡초들이 나는걸 보면서 머리도 없는 풀들이 머리 굴리는 것 같아서 참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풀들까지도 살아남기 위해 주변과 비슷하게 보이는 닮은꼴로 자라는 것입니다.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짝퉁을 가려내어 뽑지 못하고 그냥 작물의 영양분을 빨아먹으며 자라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