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원일기- 콩 목장에서 키질하기/최송희 뿌리 째 뽑아서 세워놓았던 콩이 다 말랐으니 터는 일을 해야 합니다. 깍지 속에 들어있는 콩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라 도리깨로 세게 두드려야 터져 나옵니다. 비닐을 넓게 펴서 타작마당을 만들어좋고 도리깨질을 하는데 밑에 있는 깍지까지 툭툭 터지게 하려면 세게 쳐야하니 계속 쳐대는 남편의 팔이 점점 지쳐가는 것 같습니다. 도리깨질이 끝나자 밑에는 콩과 껍질과 흙이 뒤범벅되어 잔뜩 쌓였습니다. 이걸 구멍이 큰 체에 받쳐서 부스러기 걸러내고 작은 채에 받쳐 흙도 걸러낸 후 키질을 합니다. 검불이 잘 나아가도록 선풍기를 켜놓고 키질을 하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어설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밑에는 콩이 떨어지고 그보다 먼곳엔 껍질이 떨어지고 가벼운 검불들은 공중으로 날아가 멀찌감치 덜어집니다. 이렇게 타작마당에서.. 더보기 감자를 캐느라고 바빴습니다. 감자를 캐느라고 바빴습니다. 먼저 땅위에 있는 감자줄기를 잡아당겨서 뽑아낸후 땅을 헤치면 뿌리에 주렁주렁 달린 감자들이 보입니다. 주먹보다 큰 감자부터 포도알만큼 작은 감자까지 몇바구니나 캐내는 재미가 큽니다. 감자 한상자를 쪼개 심었는데 삼십배나 되는 수확을 거두게 됐습니다. 감자를 어느 때에 캐야하는지 궁금했는데 새파랗게 싱싱하던 감자잎과 줄기가 갑자기 시들면서 누래지면 그때가 캘때라고 합니다. 잎은 쇠하고 뿌리가 흥하게되는 것이 수확시점인 겁니다. 새파랗게 싱싱하던 감자잎과 줄기가 쇠하지 않으면 뿌리의 수확을 할수없게 됩니다. 사람도 이렇게 쇠해가지 않으면 열매를 얻을수 없는것 같습니다. 며칠전 남편의 친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방송국에서 잘나가던 분인데 퇴직하고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는 과정에서 스.. 더보기 신 전원일기- 무밭에서/최송희 며칠 전 무씨를 심었습니다. 김장에 쓸 무와 내년 봄까지 먹을 무입니다. 꽤 여러 고랑 심었기 때문에 여러 집이 나눠 먹을 양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채를 썰어 빨갛게 생채도 해 먹고 볶아서도 먹고 큼직하게 썰어서 생선 조림에 넣어도 맛있으며 고깃국이나 매운탕에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무입니다. 야채가 귀한 겨울에는 미리 말려둔 무말랭이를 무쳐 먹으면 입맛이 나고 짠지를 담가두면 찬물에 밥 말아 먹을 때 좋은 반찬이 됩니다. 늦가을에 탐스러운 무를 나눠줄 지체들을 생각하면서 씨를 심으니 땡볕에 한나절을 심어도 즐겁게 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남편이 이 무를 수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을 때 형편이 딱한 직원들에게 지불할 퇴직금이 없어서 공장에 있는 기계 두 대를 팔아.. 더보기 이전 1 ··· 97 98 99 100 101 102 103 ··· 160 다음